📝 디스크립션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Jurassic World: Dominion)은 30년에 걸친 쥬라기 시리즈의 대서사를 마무리하는 작품으로, 인간과 공룡이 공존하게 된 새로운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이전 시리즈가 ‘공룡의 부활’이라는 기술적 호기심을 다뤘다면, 이번 작품은 한층 철학적인 주제로 나아간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로서 공존할 수 있는가?”
화려한 액션과 긴장감 넘치는 생존극은 물론, 쥬라기 공원의 원년 멤버들과 쥬라기 월드 세대가 함께 등장해 세대를 잇는 완결편의 무게감을 완벽히 살려냈다.
이번 리뷰에서는 영화의 새로운 세계관의 확장, 인간과 공룡의 관계 변화, 그리고 감독이 던지는 철학적 메시지를 중심으로 깊이 있게 살펴본다.
1. 공룡과 인간이 함께 사는 세상 – 완전히 달라진 ‘쥬라기 월드’
이전 시리즈의 파국 이후, 공룡들은 더 이상 섬에 갇혀 있지 않다.
이제 그들은 인간의 도시, 농장, 바다, 심지어 산악 지역까지 퍼져나가며 ‘지구의 또 다른 생명체’로 존재한다.
영화의 초반부는 뉴스 리포트 형식으로 시작된다. 세계 곳곳에서 공룡과 인간이 충돌하는 장면들이 짧게 편집되어 등장하는데, 마치 실제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리얼함이 인상적이다.
특히 도심 속에서 브라키오사우루스가 천천히 걸어가는 장면이나, 어부들이 해안가에서 모사사우루스의 공격을 받는 장면은 기존의 ‘쥬라기 시리즈’에서 느낄 수 없던 새로운 스케일을 보여준다.
더 이상 ‘통제된 공원’이 아닌, **‘무질서한 자연의 세계’**로 변모한 것이다.
이 설정은 시리즈의 방향성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공룡이 인간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그려지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인간이 자연을 파괴한 대가로 그 결과를 감당해야 하는 입장이 된다.
감독 콜린 트레보로우는 이를 통해 쥬라기 월드가 단순한 블록버스터가 아닌, 현대 환경 문제에 대한 비유로 기능하도록 만든다.
또한, 영화는 다양한 지역을 무대로 하며 세계관을 확장한다.
눈 덮인 산맥에서의 추격전, 정글 속 실험 시설, 도시의 하늘을 가로지르는 익룡들의 군무 등, 각기 다른 생태계에서 공룡들이 적응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압도적인 비주얼로 펼쳐진다.
IMAX 촬영으로 구현된 거대한 스케일은 관객에게 진짜 ‘공룡과 함께 사는 세상’에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처럼 영화의 1막은 “공룡이 인간의 일상으로 들어왔다”는 설정을 통해 시리즈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그리고 그것이 곧 제목이 말하는 ‘새로운 시작(New Dominion)’의 의미이기도 하다.
2. 과거와 현재의 만남 – 세대를 잇는 완결편의 감정선
이번 작품의 또 다른 묘미는 바로 세대의 교차다.
원년 쥬라기 공원의 주인공 앨런 그랜트(샘 닐), 엘리 새틀러(로라 던), 이언 말콤(제프 골드블럼)이 다시 등장하고, 새로운 세대의 오웬(크리스 프랫)과 클레어(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가 합류한다.
이들의 만남은 단순한 팬 서비스가 아니라, 시리즈가 이어온 “과학과 생명의 책임”이라는 핵심 주제를 세대 간의 대화로 풀어낸다.
앨런과 엘리는 노년의 과학자로서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며, 이제는 그 결과로 만들어진 세상 속에서 ‘다음 세대에게 어떤 메시지를 남길 것인가’를 고민한다.
그들이 “우리가 신의 자리를 넘봤던 때가 있었지”라고 회상하는 장면은 쥬라기 공원(1993)의 여운을 완벽히 되살린다.
반면, 오웬과 클레어는 실질적인 생존자다.
그들은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으려 하지만, 이미 공룡들은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특히 오웬이 랩터 ‘블루’와 그 새끼 ‘베타’를 보호하려는 장면은 단순한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넘어, ‘공존’이라는 테마의 감정적 중심축으로 작용한다.
또한 영화는 이 세대 간의 시선을 통해 과학의 윤리와 인간의 오만을 되짚는다.
엘리가 유전자 조작으로 생태계를 장악하려는 기업의 음모를 폭로하는 장면에서, 영화는 단순한 액션 이상의 메시지를 전한다.
“공룡보다 더 위험한 건, 공룡을 만든 인간이야.”
이 대사는 시리즈 전체를 꿰뚫는 통찰로 남는다.
결국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은 공룡의 영화이면서도, ‘인간의 책임’과 ‘다음 세대에 대한 교훈’을 이야기하는 인간의 영화다.
3. 스펙터클 그 이상의 질문 – 진화와 공존에 대한 철학
시리즈의 마지막 장은 압도적인 볼거리와 함께 철학적 메시지를 남긴다.
‘바이오신’이라는 거대 기업이 생태계를 조작하고, 공룡을 무기화하려는 시도를 벌이면서 이야기는 클라이맥스로 치닫는다.
하지만 감독은 단순히 액션으로 마무리하지 않는다. 오히려 영화의 마지막은 놀라울 만큼 조용하고 사색적이다.
거대한 전투와 탈출 이후, 인간과 공룡은 마침내 하나의 지구 위에서 살아간다.
티라노사우루스가 코끼리 무리 옆을 지나가고, 익룡이 하늘에서 새들과 함께 날아가는 장면은 단순한 영상미를 넘어 공존의 은유로 작용한다.
이는 마치 인류가 자연과 기술의 경계에서 마주해야 할 미래를 상징하는 듯하다.
영화는 “진화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결과다”라는 내레이션으로 끝난다.
이는 인간이 만든 문제를 인간의 논리로 해결할 수 없음을 상징하며, 결국 자연이 스스로의 균형을 회복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또한, 영화는 ‘공룡의 부활’을 단순한 과학적 상상력이 아닌 생명의 순환에 대한 비유로 확장시킨다.
죽음과 부활, 파괴와 재건의 순환 속에서 인간이 어떤 위치에 서야 하는지를 묻는다.
비주얼적으로도 클라이맥스의 완성도는 시리즈 최고 수준이다.
티렉스, 기가노토사우루스, 테리지노사우루스의 삼자 대결 장면은 압도적인 스케일과 카메라 워크로 연출되어, 관객의 심장을 쥐고 흔든다.
하지만 그 전투의 끝에서 남는 것은 단순한 쾌감이 아니라, “이 거대한 생명체들과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결국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은 인간의 오만으로 시작된 이야기를, 자연의 회복과 공존의 가능성으로 마무리한다.
그것은 시리즈가 처음부터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 “생명은 길을 찾는다(Life finds a way)” 의 완벽한 귀결이다.
🎬 결론 – 쥬라기 시리즈의 진정한 완성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은 단순한 프랜차이즈의 마지막 편이 아니다.
이 영화는 인간의 오만과 과학의 윤리, 그리고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다시금 일깨운다.
30년의 역사를 마무리하면서도, 영화는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정말로 자연과 함께 살 준비가 되었는가?”
압도적인 시각 효과, 원작 팬들에게 대한 오마주, 그리고 진화한 주제 의식이 완벽히 어우러진 이 작품은,
단순한 ‘공룡 영화’를 넘어 인류와 자연의 관계에 대한 철학적 선언문으로 남는다.
시리즈의 첫 문장을 기억하자.
“생명은 길을 찾는다.”
이제, 그 길의 끝에서 우리는 다시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