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나이를 넘어선 진짜 ‘현명함’, 벤의 매력
〈인턴〉의 첫 장면부터 마음이 따뜻해졌다.
젊은 CEO 줄스(앤 해서웨이)가 이끄는 온라인 쇼핑몰 회사에,
70세의 인턴 ‘벤 휘태커’(로버트 드니로)가 지원하는 모습은 다소 낯설지만 신선하다.
“이 시대에 누가 70살에 인턴을 해?”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르지만, 벤은 그런 시선조차도 미소로 받아낸다.
그의 조용한 자신감과 인생을 대하는 태도는, 요즘 세상에서 점점 보기 힘든 ‘품격’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나이’라는 숫자를 완전히 무력화시킨다는 점이다.
벤은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튀지 않으려 애쓰지만, 그의 존재는 그저 그들 사이에 있는 것만으로도 공기처럼 안정감을 준다.
그는 큰 소리로 자신의 경력을 자랑하지 않고, 묵묵히 주변을 관찰하며 도움이 필요한 순간을 정확히 알아차린다.
누군가의 말에 귀 기울이고, 불편한 상황에서도 예의를 잃지 않는다.
그의 모든 행동에는 ‘세월이 만든 품격’이 담겨 있다.
젊은 세대가 빠르게 움직이며 효율을 추구하는 반면, 벤은 ‘속도보다 방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가 줄스의 회사를 둘러보고, 조용히 커피 한 잔을 내려 마시는 장면은
단순히 여유로움이 아니라 ‘삶의 균형’을 상징한다.
그는 인생의 긴 시간을 지나오며 배운 지혜로, 세상의 속도를 따라잡기보다 그 속에서 중심을 잡는 법을 알고 있다.
영화를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요즘 사회는 ‘젊음’을 경쟁력으로 여기지만, 사실 진짜 경쟁력은 ‘경험’과 ‘품격’이 아닐까.
벤은 단지 회사를 다니는 인턴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스승이다.
그의 말 한마디, 미소 하나가 동료들의 삶을 바꾸고, 특히 줄스에게는 진정한 멘토로 자리잡는다.
〈인턴〉은 단순한 세대 간의 화합 이야기가 아니다. 그건 ‘진짜 어른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영화다.
벤은 나이를 먹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살아 있고, 그의 세련된 태도는 젊은 세대에게 배움이 된다.
결국 그는 ‘직장 내 인턴’이 아니라, 모두의 삶 속에 들어온 ‘인생 인턴’이다.
2. 완벽하려는 줄스, 그리고 우리 모두의 모습
줄스 오스틴은 완벽하다. 젊은 나이에 창업에 성공했고, 직원 수백 명을 이끄는 CEO로 성장했다.
하지만 완벽함 뒤에는 언제나 외로움이 있다.
〈인턴〉이 특별한 이유는, 그녀의 성공을 그저 ‘대단하다’고 찬양하지 않고,
그 속에 숨어 있는 인간적인 고뇌를 섬세하게 보여준다는 점이다.
줄스는 하루 24시간 일만 하는 사람이다. 그녀의 집은 정리되지 않았고, 남편은 점점 멀어진다.
딸을 사랑하지만, 늘 일 때문에 함께하지 못한다.
겉보기엔 모든 걸 가진 여성 같지만, 사실 그녀는 누구보다 불안하고 지쳐 있다.
영화 속에서 그녀가 벤에게 털어놓는 대사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린다.
“난 매일 노력하고 있는데, 왜 이렇게 외로울까.”
벤은 줄스의 그런 고백을 들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대신 묵묵히 그녀 옆을 지켜준다. 그는 조언보다 ‘존재’로 위로한다.
이게 바로 이 영화가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현실 속에서 우리는 늘 조언을 듣지만, 사실 진짜 필요한 건 ‘같이 있어주는 사람’이다.
줄스의 이야기는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여성, 특히 워킹맘들에게 깊은 공감을 준다.
일과 가정, 성공과 사랑, 이 모든 걸 완벽히 해내려는 사람일수록
자신을 잃어버리기 쉽다. 줄스는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녀를 비판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녀의 불완전함을 따뜻하게 감싸준다.
벤과 줄스의 관계는 ‘아버지와 딸’처럼,
‘스승과 제자’처럼, 그리고 ‘인생의 두 동료’처럼 그려진다.
벤은 줄스에게 일보다 중요한 게 무엇인지를 일깨워준다.
그건 ‘자기 자신을 잃지 않는 것’이다. 성공의 중심에서 자신을 지키는 일, 그게 진짜 인생의 기술이다.
결국 줄스는 자신을 몰아붙이던 삶에서 한 걸음 물러서며, 자신이 진짜 원하는 삶의 방향을 찾게 된다.
그 여정이 바로 〈인턴〉이 보여주는 가장 현실적인 성장 서사다.
3. 삶의 속도를 늦추는 법 — 〈인턴〉이 전하는 여운
〈인턴〉을 보고 나면 마음이 이상하게 따뜻해진다.
액션도 없고, 큰 사건도 없지만, 이 영화는 삶의 속도를 잠시 멈춰 서서 돌아보게 만든다.
“나는 지금 제대로 살고 있나?”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벤은 나이를 먹었지만, 여전히 새로운 걸 배우고 싶어 한다.
그는 세상을 향한 호기심을 잃지 않았다. 그게 바로 그를 젊게 만드는 힘이다.
그가 스마트폰을 배우고, 이메일을 보내며, 젊은 세대의 문화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모습은
단순한 유머가 아니라 ‘성장’의 한 형태다.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배움에는 나이가 없고, 인생에는 은퇴가 없다.
벤의 존재는 나이 든 세대에게는 용기를, 젊은 세대에게는 따뜻한 격려를 전한다.
줄스 역시 벤을 통해 ‘멈춤의 가치’를 배운다.
빠르게 달리는 세상 속에서도, 잠시 숨을 고르고 주변을 돌아볼 때
비로소 진짜 행복이 보인다는 걸 깨닫는다.〈인턴〉은 그래서 힐링 영화다.
하지만 단순한 위로에 그치지 않고, 세대 간의 이해, 일과 삶의 균형, 그리고 인간에 대한 믿음을 이야기한다.
그 메시지가 너무 따뜻해서, 영화가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다.
로버트 드니로의 미소, 앤 해서웨이의 눈빛, 두 배우의 케미는 이 영화의 진심을 완성시킨다.
세대의 간극을 뛰어넘는 우정, 그리고 서로에게 배우는 인간적인 성장.
그건 우리가 모두 바라는 삶의 형태이기도 하다.
〈인턴〉은 결국 이런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오늘 누구의 인턴으로 살고 있나요?”
누군가의 곁에서 조용히 삶을 배우고, 또 누군가에게 작은 지혜를 건네는 사람.
그게 바로 벤이, 그리고 이 영화가 말하는 ‘진짜 어른’의 모습이다.
💬 결론
〈인턴〉은 단순히 직장 코미디가 아니다. 그건 ‘사람에 대한 영화’다.
세대가 달라도, 시대가 바뀌어도 결국 인간의 따뜻함은 변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
벤의 삶처럼, 우리 모두 언젠가는 누군가의 인턴으로 살아간다.
배우고, 실수하고, 성장하며, 그 과정에서 진짜 자신을 찾아가는 것.
그게 인생의 진짜 의미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