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암은 대표적인 흡연 관련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의료 현장에서는 담배를 한 번도 피우지 않은 비흡연자에게서 폐암이 발견되는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어깨 통증이나 등 통증처럼 흔한 증상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이 어렵다. 흡연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안심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비흡연 폐암의 원인과 위험 신호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흡연자도 폐암에 걸리는 이유
폐암은 단순히 흡연 여부만으로 발생하는 질환이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내 의료 통계에 따르면 전체 폐암 환자 중 약 20~30%는 비흡연자로 분류된다. 이는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미세먼지와 대기오염이다. 초미세먼지는 크기가 매우 작아 호흡 시 폐 깊숙이 침투하며, 장기간 노출될 경우 만성 염증을 유발하고 세포 DNA 손상을 일으켜 암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특히 도심 거주자나 교통량이 많은 지역에서 생활하는 경우 위험도가 더 커질 수 있다.
간접흡연 또한 비흡연 폐암의 주요 원인이다. 가족 중 흡연자가 있거나 직장 내 흡연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본인이 직접 흡연하지 않더라도 폐암 위험은 눈에 띄게 증가한다. 실제로 간접흡연 노출 시간이 길수록 폐 질환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다수 존재한다.
이 외에도 실내 라돈 가스, 석면, 특정 화학물질에 장기간 노출되는 환경 역시 폐암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오래된 건물이나 환기가 부족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경우 라돈 농도가 높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가족력이 있는 경우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비흡연자라도 폐암에 취약해질 수 있다. 이처럼 폐암은 단일 원인이 아닌 복합적인 위험 요소가 작용하는 질환이다.
어깨 통증으로 시작되는 폐암 증상
비흡연 폐암이 더 위험한 이유는 초기 증상이 매우 모호하다는 점이다. 많은 환자들이 기침이나 호흡곤란 같은 전형적인 폐 증상이 아닌, 어깨 통증이나 등 통증, 팔 저림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다. 이는 폐 상부에 생긴 종양이 주변 신경을 자극하거나 압박하면서 발생하는 증상이다.
문제는 이러한 통증을 대부분 근육통, 오십견, 디스크 증상으로 오인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형외과 치료나 물리치료를 수개월간 받다가 통증이 호전되지 않아 뒤늦게 정밀 검사를 통해 폐암 진단을 받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 경우 이미 병기가 진행된 상태인 경우가 많아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다.
또한 비흡연 폐암 환자에게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체중 감소, 지속적인 피로감, 숨 가쁨, 가벼운 활동에도 쉽게 지치는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감기처럼 가벼운 기침이 오래 지속되거나, 밤에 이유 없이 식은땀이 나는 증상 역시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중요한 점은 흡연 이력이 없더라도 이러한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한 통증이나 피로로 넘기지 말고, 흉부 X-ray나 CT 등 정밀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흡연 폐암 위험을 낮추는 방법
비흡연자라고 해서 폐암을 완전히 예방할 수는 없지만, 위험을 낮추기 위한 생활 습관 관리는 충분히 가능하다. 우선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불가피한 외출 시에는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실내에서는 하루 2~3회 이상 환기를 통해 공기 질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라돈 측정기를 활용해 실내 라돈 농도를 확인하고, 필요 시 저감 조치를 시행하는 것도 권장된다. 특히 지하층이나 오래된 주택에 거주하는 경우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간접흡연 환경을 피하고, 가족 중 흡연자가 있다면 실내 금연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정기적인 건강검진 역시 비흡연 폐암 예방의 핵심이다. 40대 이후이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비흡연 폐암은 비교적 특정 유전자 변이와 연관된 경우가 많아, 조기에 발견하면 표적 치료를 통해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결국 “담배를 안 피우니까 괜찮다”는 생각보다, 자신의 환경과 몸 상태를 점검하는 태도가 건강을 지키는 핵심이다.
결론
폐암은 더 이상 흡연자만의 질병이 아니다. 비흡연자라도 환경, 유전, 생활 습관에 따라 충분히 발생할 수 있으며, 어깨 통증처럼 사소해 보이는 증상이 중요한 신호일 수 있다. 조기 검진과 생활 환경 관리를 통해 위험을 낮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의 작은 관심이 미래의 큰 건강 차이를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