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립션
2023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화 발레리나는 이충현 감독이 연출하고, 전종서, 김지훈, 박유림이 주연을 맡은 감각적인 액션 스릴러다.
이 영화는 절친한 친구의 복수를 위해 나서는 전직 경호원 오케이주(전종서)의 이야기를 그린다. 아름다운 비주얼과 감각적인 연출이 돋보이며, 독특한 분위기와 강렬한 액션으로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번 리뷰에서는 영화의 스토리, 액션 스타일,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을 중심으로 분석해 보겠다.
1. 단순하지만 강렬한 복수극 – 친구를 위한 마지막 춤
발레리나의 스토리는 단순하지만 강렬하다.
주인공 오케이주는 전직 경호원으로, 뛰어난 전투 실력을 갖춘 인물이다. 그녀는 유일한 친구 민희(박유림)가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자, 친구가 마지막으로 남긴 ‘발레리나 최프로(김지훈)를 죽여줘’라는 메시지를 보고 복수를 결심한다.
영화는 오케이주가 최프로를 추적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최프로의 실체를 알게 되고, 예상보다 더 위험한 범죄 조직과 마주하게 된다.
이야기의 기본 구조는 전형적인 복수극의 형태를 띠지만, 발레리나는 단순한 복수 영화가 아니다. 오케이주가 친구 민희를 향한 깊은 애정과 상실감을 안고 복수를 실행하는 과정이 감정적으로 깊이 와닿는다. 영화는 단순한 액션 영화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한 사람의 슬픔과 집착을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특히, 영화 내내 흐르는 발레적인 요소들이 흥미롭다. 민희가 발레리나였다는 설정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영화의 미장센과 액션 스타일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오케이주가 싸울 때 마치 춤을 추듯 유려한 동작을 보이는 것은 친구를 향한 애도의 방식처럼 보이기도 한다.
2. 감각적인 연출과 독특한 액션 스타일
발레리나는 단순한 총격전과 격투씬을 넘어, 예술적인 미장센과 독창적인 액션 스타일을 보여준다.
이충현 감독은 이전 작품 콜에서 보여줬던 감각적인 연출력을 이번 영화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한다. 조명과 색감을 활용한 몽환적인 분위기, 공간을 가득 채우는 묘한 정적, 그리고 감성적인 음악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특히, 영화의 액션 장면은 다른 한국 액션 영화들과 차별화되는 요소 중 하나다. 전형적인 리얼리즘 액션과 달리, 발레리나의 액션은 마치 하나의 퍼포먼스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 슬로모션과 롱테이크 활용: 중요한 전투 장면에서는 슬로모션이 가미되며, 주인공의 움직임이 더욱 돋보이게 연출된다.
- 조명과 색채 대비: 어둠 속 네온 조명 아래서 펼쳐지는 싸움, 붉은 조명이 강조된 공간에서의 격투 등, 색감이 감정을 전달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 음악과의 조화: 발레 음악과 현대적인 전자 음악이 결합되며, 오케이주의 싸움 장면이 더욱 인상적으로 남는다.
전종서가 보여주는 액션 스타일 역시 기존의 한국 액션 영화에서 보기 힘든 감각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다. 그녀는 단순히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 아니라, 빠르고 유려한 동작을 활용해 싸운다. 총을 쏘는 방식, 칼을 사용하는 동작 하나하나가 마치 무용수를 연상시키며, 영화의 제목인 발레리나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3. 배우들의 몰입도 높은 연기 – 전종서의 강렬한 존재감
배우들의 연기는 발레리나의 분위기를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전종서(오케이주 역)
전종서는 특유의 차가운 분위기와 감정이 절제된 연기를 통해, 친구를 잃은 여성이 느끼는 깊은 슬픔과 복수심을 표현했다. 그녀는 많은 대사를 하지 않지만, 눈빛과 표정만으로도 오케이주의 감정을 전달하는 데 성공한다. 또한, 전직 경호원이라는 설정에 걸맞게 뛰어난 액션 연기를 선보이며, 영화의 몰입도를 한층 높인다.
김지훈(최프로 역)
김지훈은 잔인하고 교묘한 악역 ‘최프로’를 연기하며, 영화의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그는 단순한 조폭이 아니라, 치밀하고 변태적인 성향을 지닌 인물로, 오케이주와의 대립을 더욱 극적으로 만든다. 김지훈의 연기는 기존의 악역들과는 다른 느낌을 주며, 영화의 서늘한 분위기를 더한다.
박유림(민희 역)
박유림은 비록 영화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지만, 극 초반과 회상 장면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다. 그녀가 연기하는 민희는 오케이주에게 유일한 가족 같은 존재였으며, 그 상실감이 영화의 주된 동기가 된다. 박유림은 섬세한 연기로 민희의 따뜻한 면모와 슬픔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결론
발레리나는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다. 이 영화는 한 여성이 친구를 향한 애정을 복수라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과정을 감각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이충현 감독의 세련된 연출과 독창적인 액션 스타일, 그리고 전종서의 몰입감 넘치는 연기가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스토리는 비교적 단순하지만, 영화의 스타일과 감성이 이를 충분히 보완하며, 복수극 이상의 여운을 남긴다.
기존의 액션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감각적인 연출과 퍼포먼스를 경험하고 싶다면, 발레리나는 반드시 한 번쯤 볼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