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불가능한 도전, ‘홈리스 월드컵’이 만든 기적
영화 <드림>은 실제로 존재하는 국제 축구 대회인 ‘홈리스 월드컵’을 배경으로, 삶의 끝자락에 서 있던 이들이 다시 희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주인공 윤홍대(박서준 분)는 한순간의 실수로 위기에 빠진 축구선수입니다. 이미지 회복을 위해 사회 공헌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며, 홈리스들을 모아 축구팀을 만드는 임무를 맡게 됩니다.
하지만 그가 만난 홈리스들은 축구는커녕 규칙조차 모르는 이들입니다. 거리에서, 쪽방에서, 쉼터에서 살아온 이들에게 ‘팀워크’는 어쩌면 생소한 말이었죠. 감독으로서 홍대는 처음에는 이들을 무시하고, 대충 넘어가려는 태도를 보이지만, 점점 이들이 처한 현실과 감정을 직시하면서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그들의 사연은 하나하나가 우리 사회의 단면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습니다. 꿈을 접은 가장, 불안정한 미래를 사는 청년, 그리고 세상에 외면받은 어머니. <드림>은 이들의 이야기를 억지 감동이 아닌 유쾌한 웃음과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내며, 무겁고 어두울 수 있는 이야기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동으로 전환시킵니다.
결국 홈리스 팀은 국제 대회에 출전하게 되며, 승패보다 중요한 것이 ‘함께 웃고 함께 걷는 경험’이라는 것을 알아갑니다. 스포츠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자신을 존중하게 되는 과정은 관객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2. 🎥 아이유의 발견, 진심을 담은 ‘다큐 감독’의 시선
<드림>에서 가장 인상 깊은 캐릭터 중 하나는 이소민(아이유 분)입니다. 홈리스 축구팀의 활동을 촬영하는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등장한 소민은, 영화 전체의 감정을 끌어가는 매개자이자 관찰자, 때로는 동반자 역할을 합니다.
아이유는 첫 상업영화 주연작임에도 불구하고 무리 없는 감정 연기와 현실감 있는 말투,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합니다. 특히 냉소적이고 직설적인 성격의 소민은 영화 초반에는 프로젝트를 가볍게 다루는 듯 보이지만, 점점 선수들의 삶과 마주하면서 변화합니다.
그녀가 카메라에 담는 장면들은 단지 화면이 아니라, 사람들의 진심과 눈물, 그리고 희망입니다. 특히 영화 후반부, 대회장에서 카메라를 들고 선수들을 바라보는 장면에서는 한 명의 창작자이자 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감정의 교차가 섬세하게 드러납니다.
소민은 감독으로서도, 인간으로서도 성장하며 윤홍대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이 프로젝트에 진심을 더합니다. 그 과정에서 그녀 역시 세상과의 거리를 좁히며 조금씩 변화합니다.
아이유는 이 영화를 통해 배우로서 또 한 번 가능성을 입증했고, 소민이라는 인물은 영화의 밸런스를 잡아주는 중요한 존재였습니다.
3. 🌱 드림은 희망의 다른 이름 – ‘웃음과 위로’가 있는 드라마
<드림>은 스포츠 영화, 사회 드라마, 성장 영화, 코미디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복합적인 색깔을 지닌 작품입니다. 하지만 그 모든 장르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고, ‘희망’이 있습니다.
감독 이병헌은 <극한직업>과 <멜로가 체질>에서 보여준 특유의 위트와 감성으로 <드림>에서도 웃음과 감동을 모두 잡는 연출력을 발휘합니다. 홈리스라는 소재가 주는 무게를 유머로만 덮지 않고, 웃음 속에 현실의 쓴맛을 절묘하게 섞어냅니다.
예를 들어, 선수들이 여권 사진을 찍을 때 보여주는 좌충우돌 코믹 장면들은 배꼽 잡고 웃게 만들지만, 그 웃음 뒤에는 그들이 한 번도 ‘해외’라는 단어를 꿈꿔보지 못했던 현실이 깔려 있습니다.
또한 영화는 단순히 성공이나 변화를 보여주기보다는, 변화의 ‘시작’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보여줍니다. 모두가 포기했던 이들이, 누군가의 진심 어린 응원과 신뢰,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을 통해 다시 한 발 내딛게 되는 여정을 조용히 따라갑니다.
결말에서 이들이 월드컵 우승을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그들이 경기장에 섰다는 것, 함께 웃었다는 것, 그리고 서로를 안아주었다는 것입니다.
이 영화는 관객에게도 그 메시지를 전합니다. 인생이 어떤 모양이든, 한 번쯤은 누군가의 진심이 우리를 다시 일으킬 수 있다는 희망을요.
🎯 총평 – 드림, 누군가의 첫 걸음을 응원하는 영화
<드림>은 가볍게 시작하지만, 마지막에는 마음 깊은 곳에 따뜻한 울림을 남기는 영화입니다. 실제 ‘홈리스 월드컵’을 소재로 하면서도 무겁거나 교훈적으로만 가지 않고, 유쾌하면서도 의미 있는 영화적 균형을 잘 유지했습니다.
박서준과 아이유, 그리고 홈리스 팀을 연기한 배우들의 현실적인 연기가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고, 이병헌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이 이야기의 속도와 감정을 조율했습니다.
이 영화는 성공을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포기하지 않는 마음, 다시 한 번 도전해보는 용기, 그리고 함께하는 기쁨이 무엇인지를 묻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문득 주변의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생각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듣고 싶어지는 마음이 듭니다.
그래서 <드림>은 단순한 스포츠 영화가 아니라,
“삶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걸, 우리 모두가 증명해 나가고 있다는 이야기”로 남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