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리뷰 – 돈가방 하나에 드러난 인간 본성의 민낯

by bloggerjinkyu 2025. 5. 18.
반응형

1. 💼 돈 앞에서 드러나는 진짜 얼굴 – 복잡하게 얽힌 다층적 서사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돈가방 하나를 둘러싸고 얽히고설킨 인물들의 욕망과 배신, 그리고 파멸을 그려낸
하드보일드 범죄 스릴러입니다.
제목부터 강렬한 이 영화는,
말 그대로 ‘절박한 인생을 살아가는 이들이 마지막 희망이라 믿고 붙잡는 지푸라기’ 같은 돈가방을 통해
누구도 선하지 않은 인간 군상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영화는 각기 다른 인생의 밑바닥을 사는 사람들의 시점에서 에피소드 형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이 모든 인물들의 운명이 하나의 축으로 수렴됩니다.
이 구성은 관객에게 퍼즐을 맞추는 재미를 선사하며,
“이 장면이 여기랑 이렇게 이어지는구나!” 하는 통쾌한 연결점들을 만들어냅니다.

줄거리는 어찌 보면 단순합니다.
찜질방 사우나에 놓여진 한 가방,
그 안에 든 거액의 현금,
그리고 이를 발견한 사람들.
그 돈을 손에 넣고 싶어 하는 사람은
직장을 잃고 가장으로서 벼랑 끝에 선 남자(정우성),
남편의 폭력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여자(전도연),
파산 직전인 사기꾼,
그리고 조용히 사라지고 싶은 밀항자까지 다양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히 돈을 쫓는 이야기가 아니라,
각 인물의 과거와 동기, 선택이 어떻게 비극을 초래하는지를 섬세하게 보여주는 심리극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는 한 순간의 욕심,
즉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간절함”에서 비롯됩니다.


2. 🎭 전도연·정우성·배성우 – 각기 다른 색의 인간 군상이 만들어낸 몰입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탄탄한 연기력의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깊이 있는 캐릭터 해석입니다.
다수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구조임에도
모든 인물이 단단한 개성과 감정선을 갖고 있어
관객은 누구에게도 감정을 쉽게 쏟을 수 없습니다.

전도연은 전직 스튜어디스 출신이자
지금은 룸살롱에서 일하며 불행한 결혼 생활에 갇혀 있는 ‘연희’ 역을 맡아
차갑고 계산적인 인물의 양면성을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그녀의 감정은 절제되어 있지만,
눈빛 하나, 말투 하나에서 그늘진 욕망과 생존의 처절함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정우성은 평범한 회사원이자 가장 ‘중만’ 역으로 출연해
기존의 멋진 이미지와는 달리
무기력하고 찌질한, 현실적인 가장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는 돈가방 앞에서 양심과 생존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결국 어딘가 엇나간 선택을 하게 되며,
그 과정에서 관객은 그가 왜 그렇게까지 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서서히 이해하게 되는 감정의 입체성을 경험합니다.

배성우, 윤여정, 신현빈, 정가람 등 조연들도
단순한 들러리가 아닌 이야기를 이끄는 중심축으로 기능하며
각자의 욕망과 논리를 가진 존재로 살아 숨 쉽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누구도 ‘절대악’은 아니며,
모두가 자신만의 생존 논리를 갖고 행동합니다.
그 점이 이 작품을 단순한 범죄 영화가 아닌
‘인간 심리극’으로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됩니다.


3. 🔪 선도 악도 없는 이야기 – 끝내 비극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한 줄로 요약하자면,
“착한 사람은 없다, 살아남은 사람만 있을 뿐”이라는 문장을 그대로 실현한 영화입니다.

돈을 중심으로 한 욕망은 처음엔 작고 소심합니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그것은 걷잡을 수 없게 커지고,
관객은 점점 인물들의 선택이 어디로 향할지를 예측할 수 없게 됩니다.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지푸라기가 남의 것이었다면,
그 끝은 결국 파국이다.”

감독 김용훈은
장르적 쾌감을 유지하면서도
어느 순간 가볍게 소비될 수 있는 ‘범죄 스릴러’라는 틀에 인간의 본질을 담아내려는 시도를 했고,
그 결과 이 작품은 관객에게 단지 재미뿐 아니라
한 줄의 불편함과 고민을 남깁니다.

시나리오와 연출은 타이트하고,
서사 간 전환은 깔끔하며,
다층적인 구조는 ‘퍼즐 맞추기’ 같은 재미를 선사합니다.
하지만 그 뒤에 남는 여운은 꽤나 씁쓸합니다.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그 욕망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인간은 짐승이 될 수도, 사람으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
이 영화의 제목처럼,
지푸라기를 붙잡으려 한 모든 이들은 결국
그 선택으로 인해 자신을 침몰시키고 말죠.


🎯 총평 – 지푸라기를 잡으려다 빠져드는 욕망의 늪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복잡하게 꼬인 인간 관계와
냉정하게 설계된 범죄 구조,
그리고 누구 하나 온전한 사람이 없는 등장인물들이
만들어내는 냉혹한 심리극이자 도덕의 아이러니입니다.

전도연, 정우성이라는 두 배우의 낯선 연기 변신,
복잡한 구성에도 불구하고 명료하게 풀리는 전개,
그리고 단 하나의 진실조차 믿을 수 없게 만드는 뒤틀린 인간심리 묘사
이 영화를 단순한 장르 영화 이상의 수작으로 끌어올립니다.

무겁지만 몰입감 있고,
불편하지만 매혹적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당신이라면, 그 돈가방을 마주했을 때
무엇을 선택하겠습니까?